고양이 설사, 혹시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있지 않나요?

여는말

몇 달 전, 반려묘 ‘콩이’가 갑자기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더니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간식 때문일까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하루가 지나고도 계속되는 설사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병원을 다녀오니 단순한 장 트러블이 아닌 기생충 감염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빠르게 치료받아 건강을 회복했지만, 그때 알게 되었다. 고양이 설사, 절대 가볍게 보면 안 된다는 사실을.

혹시 당신의 고양이도 갑작스레 설사를 하고 있진 않은가? 단순 소화불량일지라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자.

고양이가 설사를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사료의 급작스러운 변경이다. 위장에 익숙하지 않은 성분이 들어오면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스트레스도 원인이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 이사, 낯선 냄새나 소음은 고양이에게 큰 불안감을 준다.

기생충 감염이나 세균성 장염, 바이러스성 질환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고양이 코로나 바이러스는 설사 증상의 흔한 원인이다.

간혹 식물, 플라스틱, 끈 등의 이물질 섭취가 원인이 되기도 하며, 장기적으로는 음식 알레르기, 염증성 장질환, 장내 세균총 불균형도 영향을 미친다.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증상만 반복될 수 있기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고양이 설사는 그 형태에 따라 원인과 긴급성을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묽고 투명한 설사는 단순 위장 장애일 수 있으나, 끈적이거나 피가 섞인 경우는 내부 염증을 의심해야 한다.

냄새가 유난히 고약하거나 거품이 있는 경우는 세균성 감염일 가능성이 높고, 구토와 동반된다면 중독 증상일 수도 있다.

하루 한두 번 정도의 가벼운 설사는 수분 보충과 식이 조절로 개선될 수 있지만, 2일 이상 계속되는 설사는 반드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특히 체중이 급격히 줄거나 식욕이 사라졌다면 더욱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설사의 형태는 단순 증상이 아니라, 고양이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이다.

① 설사가 하루 이상 계속되는가?
② 피, 점액, 거품 등의 이상물이 섞여 있는가?
③ 구토, 무기력, 식욕저하가 동반되는가?
④ 최근 사료, 간식, 환경 변화가 있었는가?
⑤ 체온이 평소보다 높거나 낮아졌는가?

위의 질문 중 2개 이상 해당된다면 병원 방문을 고려해야 한다. 자가진단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므로 전문 수의사의 판단이 필요하다.

고양이가 갑자기 설사를 시작했을 때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응급 처치도 존재한다. 첫째는 사료 급여를 12~24시간 정도 중단해 위장에 휴식을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깨끗한 물을 자주 갈아주며 탈수를 방지하는 것. 고양이는 탈수에 매우 취약하므로 수분 보충은 생명과 직결된다.

셋째는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산균 제품을 소량 급여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고양이용 제품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상태를 매시간 기록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응급 처치는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이며,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고양이의 설사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면 단순한 위장 트러블이 아니라 만성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염증성 장질환(IBD)이나 장내 기생충 감염, 특정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다.

반복 설사는 고양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영양 흡수에도 큰 영향을 준다. 체중이 점점 줄고 털이 푸석해지기 시작하면 이미 만성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는 일반 병원이 아닌 전문적인 내과 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혈액검사, X-ray, 초음파 등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설사의 원인을 찾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만, 반복되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콩이’처럼, 처음엔 별것 아닐 것 같던 설사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때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더라면 상황은 훨씬 나빠졌을지도 모른다.

고양이의 설사는 단순 증상이 아닌 건강의 적신호이다. 사소한 변화라도 귀 기울이고,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자세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고양이가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란다. 반려동물은 우리의 관심 속에서 더욱 건강하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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