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키워드는 언제나 ‘무역’이다. 하지만 이 무역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단연 관세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도전 선언과 함께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상호 관세’ 정책은 국내외 경제 지형에 묵직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집권 당시부터 줄곧 자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중국, 유럽, 캐나다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해 무차별적인 관세 폭탄을 퍼부었다. 그리고 최근, 그는 다시금 이러한 정책을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과연 이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와 우리 소비자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알쏭달쏭한 관세 체계, 지금 제대로 짚어봐야 할 때다.
무역이란 단어조차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물가가 들쑥날쑥한 시기엔 관세 하나가 우리의 장바구니 물가를 좌우하는 일이 허다하다.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이해해보려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 정확히 무엇인가
트럼프가 말하는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는 간단히 말해, 상대국이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만큼의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미국도 부과하겠다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독일이 미국 자동차에 10% 관세를 매기면, 미국도 독일차에 똑같이 10%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일방적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협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점이다. 관세는 양자 간의 협상과 다자간 합의로 정해지기 때문에, 임의로 보복 관세를 도입하면 무역 분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 재임 시절에도 미국은 WTO 제소를 무더기로 당한 바 있다.
쉽지 않은 개념일 수 있다. 하지만 핵심은 단순하다. 이 정책은 ‘공정’을 외치지만, 결국에는 ‘보복’에 더 가까운 논리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경제에 주는 충격파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체 GDP의 약 40% 이상이 수출로 발생하는 만큼, 글로벌 교역 여건이 흔들리면 한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트럼프의 상호 관세 정책은 특히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수입 규제가 강화될 경우 한국 수출의 최대 6.4%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연간 약 36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자동차 산업만 보더라도, 2024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에서 총 160만 대 이상을 판매했는데, 관세가 25%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이익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수출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일자리, 소비 심리, 중소 협력사까지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 결국 우리의 월급과 지갑 사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관세 체계, 어디까지 달라질까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기존의 자유무역 기반의 글로벌 관세 체계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지금까지는 WTO 체제 아래 모든 국가는 일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관세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상호 관세는 이 균형을 깨뜨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최근 미국 상공회의소와 브루킹스연구소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교역 질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국의 주요 교역국인 한국, 일본, 독일 등의 입장에서는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무역 보복이 꼬리를 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 기업과 소비자 입장에선 정부의 관세 정책, 통상 전략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어려운 것이 이해는 되지만, 이제는 ‘국제 관세 뉴스’도 놓치면 손해보는 시대가 됐다.
지금 주목해야 할 상품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해외 직구나 수입 제품 가격은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에서 제조된 고급 전자제품, 예를 들어 애플의 맥북이나 아이패드는 관세 적용 여부에 따라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이 최대 15~20%까지 뛸 수 있다.
반면, 국내 생산 기반이 탄탄하고 수입 의존도가 낮은 상품은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LG전자에서 출시한 ‘LG 코드제로 A9S 무선청소기’는 성능 면에서 다이슨 제품 못지않고, 가격도 약 89만 원대에서 구매할 수 있다. 관세 리스크가 적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최근 주목받는 국산 전기차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 5도 미국 수출 확대에 따라 일정 혜택을 볼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 구매 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 전쟁 속에서 ‘국산 제품에 눈을 돌리는 소비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
어려운 시장이지만, 소비자에게도 나름의 선택지가 있다. 변화를 잘 읽고 현명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맺는말
트럼프의 상호 관세 발언은 단순한 선거용 레토릭일 수도 있지만, 무시하기엔 그 여파가 너무 크다. 무역 구조 하나로 수많은 산업이 휘청이는 시대, 단 하나의 관세 정책이 우리가 사는 방식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쉽지 않은 이슈다. 하지만 무역과 관세가 더 이상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뉴스를 읽고, 정부 발표를 체크하고, 변화하는 가격 흐름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쩌면 무역 뉴스 하나에 울고 웃는 시대. 그러니 남들보다 한발 앞서 알아두는 지식이, 나중엔 큰 이익이 될지도 모른다.